인천지원 이학성 원장께서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 입니다
[내 생각은];잠재력 끌어낼 고요함을 가꾸자
한국 사회의 근원적 문제는 몸과 마음의 고요함을 모르는 데 있다. 요즘 잘 나가는 중국과 인도 등을 보면 그 이면에 정신과 육체를 교육·수련하는 그 무언가가 있다.
정보통신 등의 분야에 많은 인재를 배출한 인도에는 몸과 마음을 수행하는 ‘요가’가 있다. 중국인들의 의식 바탕에는 느림과 부드러움을 축으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기공’이 깔려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동방의 고요한 나라였던 우리는 삼국시대부터 정신문화 수출국이었다. 석굴암·불국사·에밀레종 등과 같은 위대한 세계적 문화유산을 탄생시켜 세계인의 찬사를 받지 않았던가. 그런데 오늘날은 과연 무엇이 한국인의 정신과 육체, 그리고 정치·경제·사회를 지배하는가.
일제시대와 군사정권을 거치면서 한국의 교육은 ‘지식은 곧 힘’이고,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전부인 양 여겨져 왔다. 이런 지식교육과 강함은 한국인들의 몸과 마음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동방의 고요함은 고사하고, 우리들의 무의식 속에 강성만이 존재하게 되었다. 대화와 토론보다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고,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준다는 핑계로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것을 방관한다. 몸과 마음의 고요함과 유연성은 무시된 채 ‘지식이 곧 출세와 권위’이며, ‘강한 체력과 정신력’만이 존재하는 한국 사회가 되었다. 지금처럼 힘을 위한 지식과 강함만이 존재하는 사회에서는 창의성이 나오기 어렵다.
많은 교육 프로그램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몸과 마음의 고요함이다. 내면의 고요함에서 창의성이 나온다. 몸과 마음의 고요함을 모르고 자라는 세대에게는 미래의 희망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고요함이란 결코 입 다물고 있는 고요함이 아니다. 내면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고, 몸과 마음과 호흡이 함께하는 고요함이어야 한다. 진정 내면을 찾는 고요함을 익혀 각자의 잠재력을 찾을 수 있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이학성
45·선무도 인천지원 원장·인천 계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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